300만 세대 임대료를 불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 8월 미 법무부와 8개 주 검찰은 RealPage를 고소했습니다. 법무부는 회사가 비공개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책정하도록 돕고 있으며, 세입자에게 과도한 임대료 인상과 독점 금지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했죠. 실제로 건물주의 90%가 소프트웨어가 제안하는 가격 변경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정부는 회사가 전국 300만 세대의 임대료 가격을 불법적으로 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의 RealPage를 상대로 한 가격 담합(Price-fixing) 소송이 길어지자, 일부 도시와 주 정부가 기다리지 않고 직접 대응에 나섰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필라델피아는 주거용 부동산의 알고리즘 기반 임대료 책정 시스템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시카고, 샌디에고, 뉴저지 등 입법을 검토 중입니다.
RealPage: 우리는 억울해!
RealPage는 이런 혐의를 부인하며, 건물주가 가격 권장 사항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논박했습니다. 회사 측은 비공개 데이터가 임대료 책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죠. 그러면서도 건물주들이 비공개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을 선택 해제(opt-out) 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하며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정부와 시의회는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통한 '반시장적 가격 담합'을 문제로 꼬집었습니다. ▲경쟁사 간 민감한 임대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공유하고 인위적으로 임대료를 높이는 '카르텔' 행위(시장 경쟁 저해 행위) ▲소프트웨어가 건물주들에게 임대 가격 협상을 강하게 저지한 점 ▲세입자들에게 가능한 최고로 높은 임대료 부과 권장 등 조사 과정에서 반시장적 행위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임대료 상승이 AI 알고리즘 탓은 아니야
미국 부동산 업계는 공급 부족에 따른 부수적인 현상이라 보고 있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상승하는 주거 비용의 근본 원인은 주택 공급 부족이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샌프란시스코와 필라델피아도 해당 소프트웨어의 임대료 책정을 완전 금지하진 않았습니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사용을 허락해 줬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회는 RealPage가 비공개 데이터 사용을 중단하도록 압박함으로써 세입자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보유한 대형 건물주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비공개 데이터가 집주인들이 최종적으로 부과하는 임대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 논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법무부의 소송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